8장. 치칙․치법(治則․治法)
8장
치칙․치법(治則․治法)
치칙․치법
1. 素問․至眞要大論篇 第七十四(節選)
1) “한병(寒病)은 열약(熱藥)으로 치료하고, 열병(熱病)은 한약(寒藥)으로 치료하며, 병이 경미하면 역치법을 쓰고, 병이 위중하면 종치법을 씁니다. 견만한 증이 심하면 이를 소삭(消削)하고, 외래의 병사가 침입했으면 이를 제거하며, 과로나 소모가 심하면 이를 온보하고, 어결(瘀結)되거나 응결되었으면 이를 소산시킵니다. 체내에 병사가 정류되었으면 이를 공하하고, 건조한 증상이 있으면 이를 자윤하며, 경련이나 구급할 때에는 이를 완화시키거나 완해시키고, 정기가 산실(散失)되는 경우에는 이를 수렴합니다. 허손되었으면 이를 온보하고, 운행이 정체된 경우에는 이를 유통시키며, 잘 놀래고 불안하거나 동요할 때에는 이를 진정시키고, 기역(氣逆) 증상이 나타나면 이를 강역시킵니다. 안마를 해주고 목욕을 시키며, 병증의 발현을 경감시키고 병증을 제지시키며, 선통시키고 승발시키는데, 모두 병정에 맞도록 치료법을 선택해 주어야 합니다.”
2)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무엇을 역(逆)이라 하고, 무엇을 종(從)이라 하는가요?” 기백이 이렇게 답하였다. “역이라 함은 정치(正治)를 가리키고, 종이라 함은 반치(反治)를 가리킵니다. 종치에 쓰는 약을 많이 쓸 것인가 적게 쓸 것인가 하는 것은 질병의 실제적인 정황에 근거합니다.”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반치라 함은 무엇을 말하나요?” 기백이 이렇게 답하였다. “열증에는 열약을 쓰고, 한증에는 한약을 쓰며, 막혀서 통하지 않으면 보법을 쓰고, 통리(通利)하는 병증에는 통리(通利)하는 약을 쓰는 것입니다. 반드시 그 주증을 억누르고 먼저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야 합니다. 처음에는 환자의 임상 증상이 비슷하게 보이지만 병변이 진행됨에 따라 완전히 같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적체를 제거하고, 단단한 것을 헐어버리며, 정기를 회복시키면 질병은 치유될 것입니다.”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좋소. 편승된 기를 조정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요?” 기백이 어렇게 답하였다. “역치하고, 종치하며, 역치하되 종치를 좌법으로 쓰고, 종치하되 역치를 좌법으로 써서 기기(氣機)를 소통시켜 건강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황제가 이렇게 말하였다. “좋소”
3)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논에 이르기를 ‘한병(寒病)은 열약으로 치료하고, 열병은 한약(寒 藥)으로 치료해야 하며, 방사들은 추측만으로 이 원칙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병이 열증이어서 한약을 썼는데도 열이 제거되지 않고, 병이 한증이어서 열약을 썼는데도 한(寒)이 제거되지 않으며, 원래 열병과 한증이 있는데 새로운 병이 다시 생기면 어떻게 치료하나요?” 기백은 이렇게 답하였다. “한량한 약을 썼는데도 여전히 열이 있으면 보음법을 써야 하고, 온열한 약을 썼는데도 여전히 한(寒)이 있으면 보양법을 써야 합니다. 이른바 그것이 어디에 속하는 가를 찾아 치료해야 합니다.”
2. 素問․異法方宜論篇 第十二
1)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의자가 병을 치료함에 있어서, 같은 질병을 각기 다르게 치료하는데도 모두 낫는 것은 어째서인가요?” 기백이 이렇게 답하였다. “지세(地勢)가 그렇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동방은 천지의 기가 처음 생겨난 곳이고, 생선과 소금이 생산되는 땅이며, 해변 지역으로 물을 접하고 있습니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생선을 먹고 소금을 좋아하며, 모두 그곳에 정착할 때부터 그 곳에서 생산되는 음식을 먹고 살아 왔습니다. 생선은 사람으로 하여금 열이 몸 안에 쌓이게 하고, 소금은 혈을 승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들은 모두가 피부색이 검고, 주리가 성글며, 병으로는 모두 옹양에 걸려 있고, 치료에는 돌침이 마땅합니다. 이 때문에 돌침에 의한 치료법이 동방에서 전래된 것입니다.”
2) “서방은 금과 옥이 풍부한 지역이고, 모래와 돌이 많은 곳이며, 천지를 끌어내립니다. 그곳 사람들은 구릉지대에 사는데 바람이 많고, 물과 흙은 억세며, 사람들은 옷을 입지 않고, 모포를 걸치고 초석을 깔고 지내며, 사람들은 좋은 음식을 먹어 기름끼가 낍니다. 그러므로 사기가 몸을 상하지 못합니다. 병은 속에서 생기고, 치료에는 마땅히 약을 씁니다. 이 때문에 약을 쓰는 치료법이 서방에서 전래된 것입니다.
3) “북방은 천지의 기가 폐장(閉藏)한 지역이고, 지대는 높고 구릉지며, 바람이 불고 차며 얼음이 꽁꽁 얼어붙습니다. 그 곳의 사람은 들에서 살고 우유로 된 음식을 듭니다. 장이 차서 창만하는 병이 생기고, 치료는 쑥으로 뜸을 뜨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 때문에 쑥으로 뜸뜨는 치료법이 북방에서 전래된 것입니다.
4) “남방은 천지의 기가 충족하여 만물이 장양(長養)하고, 양기가 성한 곳이며, 그 지세는 낮고, 수(水)와 토(土)가 약하며, 안개가 많이 끼고 이슬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며, 그 곳의 사람들은 신 것을 좋아하고 발효된 식품을 먹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주리가 치밀하고 붉으며, 비증(痹證)을 앓고, 치료에는 미침(微針)을 씁니다. 이 때문에 구침(九針)이 남방에서 전래된 것입니다.”
5) 중앙은 그 지세가 평편하고 습하며, 천지의 기가 만물을 소생하게 합니다. 그 곳 사람들은 잡식을 하고, 힘들여 일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병은 위궐(痿厥)과 한열(寒熱)이 많고, 치법은 도인(導引)이나 안마(按摩)를 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도인과 안마는 중앙에서 전래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여러 가지 치료법을 종합하여 치료하되, 각기 병정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을 택하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치법이 다른 데도 병이 모두 낫는 것은, 병인을 잘 파악하고, 치료의 요점을 잘 파악하여 치료를 했기 때문입니다.“
3. 素問․標本病傳論篇 第六十五
표본(標本)과 역종(逆從)
1)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병에는 표(標)와 본(本)이 있고, 차침에는 역(逆)과 종(從)이 있다는데 어떤 것인가요?” 기백이 이렇게 답하였다. “침을 놓는 방법은 반드시 음양을 분병하고, 전병(前病)과 후병(後病)이 상응하며, 역치법(逆治法)을 쓰든지 종치법(從治法)을 쓰든지 그 치법이 합당하도록 표와 본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적당하게 바꾸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병이 표에 있으므로 이를 표에서 구하고, 병이 본에 있으므로 이를 본에서 구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병은 본에 있으나 이를 표에서 구하고, 병은 표에 있으나 이를 본에서 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표를 취하는 것이 합당하기도 하고, 본을 취하는 것이 합당하기도 하며, 역법을 쓰는 것이 합당하기도 하고, 종법을 쓰는 것이 합당하기도 한 경우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역치법과 종치법을 이해하면 정확하게 치료하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에게 물을 필요가 없고, 표와 본의 이치를 알면 치료하는 것이 모두 당연할 뿐입니다. 그러나 표와 본을 모르면 그 치료하는 것을 망행(妄行)이라 합니다.”
2) 무릇 음양, 역종, 표본은 기본적인 이치입니다. 작은 것으로부터 큰 것을 알 수 있고, 하나를 말하면 백병의 해를 알 수 있으며, 적은 것으로부터 많은 것을 알 수 있고, 얕은 것으로부터 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히 하나를 말하면 백을 알 수 있고, 얕은 것으로부터 깊은 것을 알 수 있으며, 가까운 것을 살펴서 먼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표와 본은 그 이치를 말하기는 쉬우나 구체적으로 운용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3) “그 병에 상반되게 치료하는 것을 역(逆)이라 하고, 그 병에 순응하여 치료하는 것을 종(從)이라 합니다. 선병(先病)이 본이고 후병이 표이면 먼저 그 본을 치료하고, 선병이 표이고 후병이 본이면 먼저 그 본을 치료하며, 먼저 한사를 감수한 후에 다른 병을 앓게 된 경우에는 한증이 본이므로 그 본을 먼저 치료해야 하고, 먼저 다른 병에 걸렸는데 후에 한사를 감수한 경우에는 먼저 얻은 병이 본이므로 그 본을 먼저 치료해야 합니다. 먼저 열사를 감수한 후에 다른 병을 앓게 된 경우에는 열증이 본이므로 그 본을 먼저 치료해야 하고, 먼저 열사를 감수했는데도 중만(中滿)한 병증이 생긴 경우에는 중만이 표증이라도 위중하므로 표증인 중만을 먼저 치료해야 합니다. 먼저 다른 병에 걸렸는데 후에 설사가 날 경우에는 먼저 얻은 병이 본이므로 그 본을 먼저 치료해야 하고, 먼저 설사를 했는데 후에 다른 병을 앓게 된 경우에는 설사가 본증이므로 먼저 설사를 치료하여 반드시 먼저 설사가 조리된 후에 다른 병을 치료해야 합니다. 먼저 다른 병에 걸렸는데 후에 중만한 병증이 나타난 경우에는 중만이 표증이라도 위중하므로 표증인 중만을 먼저 치료해야 하고, 먼저 중만한 증상이 나타난 후에 심번이 나타난 경우에는 중만이 본증이므로 중만을 먼저 치료해야 합니다. 인체의 질병은 새로 걸린 병이 있고 원래부터 걸려 있는 병도 있는데, 대소변이 불리한 경우는 그 표를 치료하고, 대소변이 순조로운 경우는 그 본을 치료합니다. 병이 발생했을 때 사기가 유여(有餘)한 실증인 경우에는 본이표지(本而標之)에 따라 먼저 그 본을 치료한 후에 그 표를 치료하고, 병이 발생했을 때 정기가 부족한 경우에는 표이본지(標而本之)에 따라 먼저 표를 치료한 후에 그 본을 치료해야 합니다. 병의 경중을 신중하게 살펴서 성의껏 조리해야 하는데, 만일 병정이 가벼운 경우에는 표와 본을 함께 치료하고, 병정이 위중한 경우에는 병정에 따라 표를 먼저 치료한 후에 본을 치료하거나 혹은 본을 먼저 치료한 후에 표를 치료해야 합니다. 먼저 대소변이 불리한 병증이 나타났는데 후에 다른 병을 앓게 된 경우에는 대소변의 불리가 본이므로 먼저 그 본을 치료해야 합니다.”
4. 素問․陰陽應象大論篇 第五
“그러므로 병의 시초에는 침을 놓아도 되지만 사기가 왕성하면 사기의 세력이 약간 쇠퇴하기를 기다려 침을 놓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병의 초기에 병사가 가볍고 표에 떠 있을때에는 이를 발산시키고, 병사가 심하고 리에 있을 때에는 사하시키며, 기혈이 허쇠할 때에는 이를 보익하고, 양기가 부족하여 형체가 쇠약할 때에는 기로써 이를 온하게 하며, 음정이 부족할 때에는 후미(厚味)한 약물로 이를 보해야 합니다. 사기가 상초에 있으면 토하게 하고, 사기가 하초에 있으면 대소변으로 내보내며, 복부가 창만하면 소도(消導)시킵니다. 사기가 있으면 탕액에 담가 땀을 내고, 사기가 피모에 있으면 한출시켜 사기를 발산시키며, 병세가 급박하면, 사기를 억제하여 수렵시키고, 표가 실한 경우는 발산하고 리가 실한 경우는 사하시킵니다. 병의 음약을 세밀히 살펴서 형, 맥, 기미의 유강(柔剛)를 구별하여, 양병인 경우는 음을 치료하고 음병인 경우는 양을 치료함으로서 기와 혈이 안정되어 각기 자기의 위치를 지키게 합니다. 혈이 정체 되어 어혈증을 형성한 경우는 활혈거어법을 쓰거나 혹은 침을 놓아 사혈시키는 것이 좋고, 기가 허한 경우는 보기승양법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제방법칙(制方法則)
5. 素問․至眞要大論篇 第七十四(節選)
1) “병을 주관하는 약을 군(君)이라 하고, 군을 보좌하는 약을 신(臣)이라 하며, 신에 호응하는 약을 사(使)라 합니다.”
2) 황제가 이렇게 물었다. “음양의 기에는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고, 질병에는 허가 있고 실이 있으며, 치법에는 완만함이 있고 급박함이 있으며, 방제에는 대방과 소방이 있는데, 그 기준이 무엇인지 듣고 싶소.” 기백이 이렇게 답하였다. “기후의 변화는 지면이 높은 곳과 낮은 곳이 다르고, 질병에는 그 발생 속도가 빠른 것과 늦은 것이 있으며, 병증에는 깊은 곳에
근거를 둔 것과 얕은 곳에 근거를 둔 것이 있고, 치료에는 가볍게 다룰 것과 심각하게 다룰 것이 있는데, 이러한 것은 모두 처방된 약이 병소에 잘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大要》에 이르기를 ‘군약 하나에 신약 둘을 가한 홀수의 방제이고, 군약 둘에 신약 넷은 짝수인 방제이며, 군약 둘에 신약 셋은 홀수인 방제이고, 군약 둘에 신약 여섯은 짝수인 방제이다’라 하였고, 이에 따라 이르기를 ‘병의 발생 속도가 빠르거나 병소가 얕으면 홀수인 방제를 쓰고, 병의 발생 속도가 늦거나 병소가 깊은 곳에 있으면 짝수인 방제를 쓰며, 발한제는 홀수방을 쓰지 말고, 공하제는 짝수방을 쓰지 말며, 상초를 보하거나 상초를 다스리는 방제는 완방이어야 하고, 하초를 보하거나 하초를 다스리는 방제는 급방이어야 하며, 급방에는 기미가 농후한 것을 쓰고, 완방에는 기미가 담박(淡薄)한 것을 써야 한다’라고 했는데, 처방된 약이 병소에 잘 도달하기 위함이라 함은 바로 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병변 부위가 멀면 중도에서 약물의 기미가 결핍되어 그 부위에까지 이르지 못하므로 음식 섭취 시간을 조절하여 약력이 병변 부위에 이르도록 해야 하며, 이를 어겨서는 안됩니다. 병소가 비교적 멀어 아직 약물의 기미가 병소로 가는 도중일 때, 음식을 들면 약물을 병소까지 운반하게 되므로 지켜야 할 규정을 어기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병기를 평정시키는 도리입니다. 병의 발생 속도가 빠르거나 병소가 얕으면 홀수인 방제나 짝수인 방제를 쓰는데 소방을 만들어서 쓰고, 병의 발병 속도가 늦거나 병소가 깊은 곳에 있으면 홀수인 방제나 짝수인 방제를 쓰는데 대방을 만들어서 씁니다. 대방이라 함은 약물의 종류는 적고 양이 많은 것이며, 소방이라 함은 약물의 종류는 많으나 양이 적은 것입니다. 약의 종류가 많으면 9개이고, 적으면 2개입니다. 홀수방을 썼는데 병이 낫지 않아 짝수방을 쓰는 것이 중방입니다. 짝수방을 써서도 낫지 않으면 반치법을 씁니다. 이른바 병증의 한열온량(寒熱溫凉)과 같게 한열온량한 약을 쓰는 것이 반치법입니다.” 황제가 이렇게 말하였다. ”좋소.“
6. 素問․五常政大論篇 第七十
“병에는 구병(舊病), 신병(新病)이 있고, 방에는 대방, 소방이 있으며, 약에서 유독한 것이 있고 무독한 것이 있는데 일반적인 규칙에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대독한 것으로 병을 치료할 때에는 십에서 육을 제거하면 정지해야 하고, 상독인 것으로 병을 치료할 때에는 십에서 칠을 제거하면 정지해야 하며, 소독한 것으로 병을 치료할 때에는 십에서 팔을 제거하면 정지해야 하고, 무독한 것으로 병을 치료할 때에는 십에서 구를 제거하면 정지해야 합니다. 이렇게 약을 다 복용한 후에는 오곡(五穀), 오육(五肉), 오과(五果), 오채(五菜) 중에서 오장에 맞는 것을 먹어 병을 말끔하게 가시도록 해야 하며, 지나쳐서 정기를 상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병사가 아직 채 가시지 않았더라도 여전히 이 법을 따라 치료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