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성 지방간 원인과 대책
흔히 지방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뚜렷한 증상이 없어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된 후에는 후회해도 늦는다. 지방간이 생기더라도 간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은 간 기능이 상당히 나빠지기 전까지는 별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 평소 술을 좋아하거나 업무상 술 약속이 많은 편이라면 간에 이상이 없는지, 혹시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간에 과다한 지방이 쌓이면서 간이 비대해지고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것이 지방간. 간 속의 지방 비율이 적게는 5%에서 심하면 50%까지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크게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두 가지로 나뉜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상습적으로 음주하는 사람의 50%에서 발견될 정도로 많은 편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음주문화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준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알코올성 지방간을 비롯한 알코올성 간질환은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방접종을 하고 위생관념이 높아지면서 B형·C형 간염 등 바이러스성 간질환이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방간이 되면 왜 위험할까. 지방간이 있으면 지방이 간에만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혈관에도 쌓여 고지혈증이 생기고, 심장병이나 뇌졸중 발생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지방간이 오래되거나 심할 때는 지방간염, 간 섬유화를 거쳐 간경변증 같은 심각한 질환이 될 수도 있다. 또는 간염을 거치지 않고 바로 간경화로 진행되기도 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더 위험성이 크다.
지방간은 간 기능 검사와 복부초음파, CT 검사 등으로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지방간인지, 염증까지 생긴 지방간염인지 구별하기 위해서는 간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심한 피로감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6개월 이상 간 기능 검사 결과가 나쁠 때는 조직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흡수된 알코올은 대부분 간에서 처리된다. 하지만 간이 해독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하루에 약 160g이 최고치다. 하루 80g 이상의 알코올을 마시면 지방간을 포함한 각종 간질환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맥주로는 약 2000㏄, 소주 320㏄(1잔이 50㏄), 양주 200㏄(1잔 30㏄)에 해당하는 양이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어떤 술을 마시느냐에 상관없이 얼마나 많은 양의 술을 마셨느냐 하는 총 알코올 섭취량과 얼마나 자주, 오랜 기간 마셨느냐가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은 대사과정에서 지방의 합성을 증가시키고, 간세포로 지방의 이동을 늘려 간에 중성지방이 많이 쌓이도록 만든다. 장기적인 영향으로는 ▲알코올을 대사시키기 위해 간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간세포에 저산소증이 오고, ▲알코올 대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염증반응이 일어나 간세포가 손상될 수 있으며, ▲알코올의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간에 나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등 간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많다.
식습관 바꾸고 운동 병행하라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면 우선 술부터 끊어야 하고 초기 알코올성, 또는 비알코올성일 때는 금주와 함께 고지방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또한 매끼니 영양의 균형이 잡힌 식사를 하되, 잉여 칼로리도 지방으로 저장되므로 과식, 폭식을 삼간다.
보통 간이 나쁠 때는 쉬 피로해지므로 운동을 하지 않는 게 좋지만, 지방간에는 적당한 운동이 도움이 된다. 잘 먹고 잘 쉬기만 해서 체중이 더 늘거나 혈당, 지질이 정상보다 높을 때는 지방간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에는 고정식 자전거 타기나 빨리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주로 하되, 최대 운동능력의 40% 강도로 20∼40분 정도가 적당하다. 증상에 따라 1주에 3∼4회 정도, 3개월 이상 실시하면 효과가 나타난다.
효모·구기자 등 천연물도 도움
지방간 억제 효과가 뛰어난 식품을 가까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천연물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는 BRM연구소 박양호 연구실장은 "적당량의 단백질이 간에 지방이 쌓이지 않도록 도와준다"며 "이때 단백질은 생선이나 콩, 견과류 등에 들어 있는 분지아미노산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에 들어 있는 것은 방향족 아미노산으로, 간경화로 간 기능이 나쁜 경우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암모니아 대사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동물성 단백질을 과잉 섭취하면 간성 혼수에 빠질 수 있다.
비타민 중에는 특히 '항지방간 비타민'으로 불리는 콜린(Choline)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콜린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구기자나 오가피, 냉이, 질경이, 효모 등이 있다.
"특히 효모는 알코올성 지방간을 비롯해 간염,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차단해준다"는 것이 박양호 연구실장의 설명이다.
알코올을 발효시키는 과정에 들어가는 것이 효모. 효모에는 알코올 발효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 독성물질을 해독하고 지방간을 억제하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효모 제품을 고를 때는 키티나아제 효소로 키틴질을 분해·흡수되도록 만든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효모의 벽을 구성하고 있는 키틴 섬유질을 분해하는 데는 이 효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신선한 채소 많이 먹어라
수십 가지의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은 충분히 먹을수록 좋다. 예를 들어 지방간과 관련이 깊은 칼륨,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은 효모뿐만 아니라 초록색 채소, 채소즙에도 많다. 채소즙은 채소로 먹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채소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속에서 비타민 A로 바뀌어 간에 저장돼 면역력을 높여준다. 비타민 A는 면역계 중에도 면역글로불린 A(IGA)라는 점막 면역계를 활성화시켜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고 각종 암세포를 제거한다.
하지만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는 비타민 A가 많이 소모된다. 특히 간 손상이나 간경변증이 되면 간에 저장돼 있던 비타민 A가 소변으로 배설되면서 결핍 증상이 일어난다. 이런 이유에서 간에 문제가 없는 사람보다 비타민 A를 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A는 당근이나 브로콜리, 무청, 다시마, 미역, 김, 귤 등에 많다.
박양호 실장은 "비타민 A를 잘 섭취하면 요즘 한참 문제가 되는 신종플루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 채소, 채소즙에는 비타민 K와 루틴이 풍부해 식도정맥 출혈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춰준다.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환자의 경우 비장 비대로 인해 식도정맥 출혈 사망률이 높다.
[양평민족의술연구소]